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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일상/생명과학 공부하기

10-① ⓐ. 생체의 가장자리

by sion♡ 2022.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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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막은 생명체의 가장자리, 즉 살아 있는 세포와 생명이 없는 바깥 부분의 경계에 있다. 교과서 종이 두께의 8,000분의 1 이하인 약 8nm 두께밖에 되지 않는 이 놀랄 만한 필름 세포막은 세포 안팎으로 물질의 통행을 조절한다. 모든 생체막과 같이 세포막은 선택적 투과성(selective permeability)을 보인다. 다시 말하면, 어떤 물질들은 다른 것에 비하여 월등히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생명 진화의 초기에 발생하였던 중요한 사건 중의 하나는 영양분을 섭취하고 폐기물을 제거할 수 있으면서도 외부 용액과는 다른 용액을 가둘 수 있는 막의 형성이다. 세포가 세포 바깥의 환경과 화학적인 교류를 분별 있게 하는 것은 생명체에 있어 필수적이며, 이러한 선택성이 가능한 것은 세포막과 그 구성 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어떻게 세포막이 물질의 통과를 조절하는가를 배울 것이다. 

1. 세포막은 지질과 단백질로 구성된 유동 모자이크이다
탄수화물도 중요하지만, 단백질은 막의 주요 구성요소이다. 대부분의 막에서 가장 풍부한 지질은 인지질이다. 인지질들이 막을 형성하는 능력은 그들 고유의 분자적 구조 때문에 가능하다. 하나의 인지질은 친수성 부분과 소수성 부분을 동시에 갖는 양친매성 분자(amphipathic molecule)이다. 다른 형태의 막 지질들도 또한 양친매성이다. 게다가 막단백질들의 대부분도 친수성과 소수성 부분들 동시에 갖고 있다. 인지질과 단백질들이 세포의 막에 어떻게 배열되어 있을까? 유동 모자이크 모형(fluid mosaic model)에서 보면, 막은 인지질의 이중 층에 다양한 단백질들이 박혀 있지나 붙어 있는 "모자이크"를 갖는 유동적인 구조이다. 과학자들은 현존하는 정보를 설명하고 체계화하는 방법, 즉 가설로서 모형을 제시한다. 우리는 이 구조가 어떻게 발달하였는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이 모형을 상세하게 토의한다.

 

[막 모형들: 과학적 탐구]


과학자들은 전자현미경으로 막을 처음으로 관찰하였던 1950년대보다 수십 년 전에 이미 막의 분자적인 모형들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1915년에는 적혈구 세포로부터 분리한 막을 화학적으로 분석하여 지질과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밟혔다. 10년 후에는 E. Gorter와 F. Grendel 두 명의 네덜란드 과학자들은 세포막이 인지질 이중 충으로 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추론하였다. 인지질의 소수성인 꼬리 부분은 물로부터 숨겨지고 친수성인 머리 부분은 물에 노출되는 분자적인 정렬로 인해서, 그러한 이중 층 분자체들은 수용성의 두 구획 사이에 안정적인 경계선으로 존재하게 된다. 인지질 이중층이 막의 주된 구조라는 착상을 하게 되자, 단백질이 어디에 위치하는지가 다음 질문이었다. 인지질의 머리 부분은 친수성이기는 하지만, 순수한 인지질 이중층만으로 구성된 막의 표면은 생체막의 표면보다 물에 훨씬 덜 강하게 부착된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1935년 댄슨, 다니엘리는 생체막이 양쪽 표면에 친수성인 단백질들로 덮어져 있다면 이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그들은 단백질 이중 층 사이에 인지질 이중층이 있는 샌드위치 모델을 제안하였다. 1950년대 세포 연구를 위해서 전자현미경을 연구자들이 처음으로 사용하였을 때의 사진들은 댄슨-다니엘리 모형을 뒷받침하는 듯하였다. 1960년대에는 댄슨-다니엘리의 샌드위치 모형은 세포막뿐만 아니라 모든 세포의 내부 막들의 구조로서 폭넓게 인정받게 되었다. 하지만 1960년대 말까지 많은 세포생물학자들은 이 모형에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첫 번째 문제는 세포의 모든 막들이 동일하다는 통칙에 있었다. 세포막은 7~8nm 두께이며 전자현미경 사진에서 3중 층 모양의 구조를 가졌지만,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은 6nm 두께밖에 되지 않으며 한 줄의 구슬 모양처럼 보인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막은 단백질 비율이 상당히 높으며, 다른 인지질들과 지질들을 갖고 있다. 간략하게 말하면, 기능을 달리하는 막들은 화학적 조성과 구조가 다르다.
두 번째, 샌드위치 모델이 갖는 더 심각한 문제점은 단백질 배치였다. 세포질에 용해되는 단백질들과는 달리 막단백질들은 물에 쉽게 녹지 않는데, 양친매성으로 막단백질들은 친수성인 부분뿐 아니라 소수성 부분을 갖는다. 만약 그러한 단백질들이 막의 표면에 층을 이룬다면, 그들의 소수성 부분들이 수용성인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 1972년에 S. J. Singer와 G. Nicolson은 막단백질들은 퍼져 있고, 친수성인 부분들이 돌출된 인지질 이중 층에 개별적으로 박혀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러한 분자적 배열은 단백질과 인지질의 친수성 부분이 세포질 내의 물과 세포외액에 최대한 접촉할 수 있게 하면서도 소수성인 부분은 비수용성인 환경에 있도록 해준다. 이 모형에 따르면, 막은 단백질 분자체들이 인지질의 유동적인 이중 층에 실려서 까딱거리는 모양의 모자이크이다.


전자현미경 관찰을 위해 세포를 준비하는 방법의 한 가지인 동결 절단(freeze-fracture)을 이용하면 단백질이 막의 인지질 이중층에 실제로 박혀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동결 절단은 마치 거친 땅콩버터를 발라 놓은 샌드위치를 갈라놓은 것처럼, 인지질 이중 층의 중간 부분을 따라서 막을 절단하게 된다. 막의 층을 전자현미경으로 보게 되면, 유동 모자이크 모델과 같이, 이중 층의 내면은 단백질 입자들이 매끄러운 기질에 흩어져 있는 조약돌처럼 보인다. 샌드위치 안에 있는 땅콩 덩어리처럼 단백질들은 한쪽 층이나 다른 쪽 층에 붙어 있다. 모형이란 가설이기 때문에, 막 구조에 대한 한 가지 모형을 다른 모형으로 교체한다고 해서 원래의 모형이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모형을 받아들이거나 배제하는 것은 그 모형이 관찰된 결과에 얼마나 잘 적합한가와 실험 결과를 얼마나 잘 설명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좋은 모형이란 앞으로의 연구를 구체화하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모형은 실험을 고취하며, 이러한 실험에 의해 수정되지 않는 모형은 거의 없다. 새로운 발전에 의해서 어떤 모델은 완전히 쓸모없는 것이 되기도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그 모델은 완전히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개정되어서 새로운 관찰에 통합된다. 유동 모자이크 모델은 지속해서 손질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연구는 막은 "액체라기보다 오히려 모자이크"라는 것을 제시한다. 다수의 단백질은 공통의 기능을 수행하는 특정 부위에 반영구적으로 결집이 되곤 한다. 또한 막은 고전적인 유동 모자이크 모형에서 상상되는 것보다 더 많은 단백질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막의 구조를 면밀히 관찰하자.

 

참고문헌: 전상학, 생명과학8판, 바이오사이언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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